글리치(Glitch)는 컴퓨터 시스템, 영상, 음악, 게임 등에서 아주 짧은 시간동안 발생하는 오류를 뜻합니다.
프로그램과 게임에서는 데이터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버그,
음악의 경우 테이프가 튀거나, 사운드가 일시적으로 열화되는 현상.
영상의 경우 VHS 테이프의 화면떨림, TV화면에서의 일시적인 왜곡현상 등 각 장르에서 발생하는 에러' 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이 현상은 보통 있어서는 안되며, 나타날 경우 놀람과 불편함을 유발하곤 합니다. (개발자, 기술자에게 특히..)
하지만 엉뚱하게도 이런 사운드 노이즈, 그래픽 깨짐 현상도 "표현"으로 보고, 예술과 표현의 장르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글리치 스타일 (Glitch Style) 혹은 글리치 아트(Glitch Art)" 라고 불리는 기법입니다.
글리치 스타일의 영상/음향. 불협화음의 매력
영상에서 글리치 스타일의 특징은, 정상적으로 재생되는 화면이 아주 짧은 시간동안 뒤틀리고, 흔들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는 것 이라 정의해볼 수 있는데,
아날로그의 느낌을 재현한다면 TV 노이즈 / 색 채널 (빨강,초록,파랑) 분리 / 열화 선 /화면 왜곡 / 과 같은 현상을 연출하고.
디지털의 느낌을 연출할 때는, 주로 4각형의 도형을 이용하여 픽셀 깨짐 / 일부분의 화면확대 및 왜곡 등을 사용합니다.
다만 정해진 것은 없고, 위의 효과들을 다양하게 섞어서 표현하는 편입니다.
영상 전체를 글리치 스타일로 표현하는 예술영상도 있지만, 오래보면 어지럽거나 피로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구간이나 짧은 스팟영상, 채널ID영상 등 짧은 부분에 효과적입니다.
1절만 하시죠 Teaser / 4MINUTE , 2015
15년 상반기 발표한 신곡, 1절만 하시죠라는 포미닛의 티저영상입니다.
가장 베이직한 형태의 글리치 스타일 영상이라 가장 먼저 소개해드립니다.
글리치 스타일의 가장 큰 장점인 "튀는" 매력이 잘 드러나면서, 화면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강렬하면서도
저항적인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화면이 반전되는 부분에서의 색채 구성과, 화면 노이즈의 빨간색 / 초록색 /파란색으로 구분으로
실제 그래픽 깨짐 효과 처럼 구현했다는 점이 주목해서 볼 만 합니다.
글리치 스타일을 연출하고자 하는 제작자에게 좋은 샘플이 될 듯 합니다.
MTV Video Music Awards Opening Sequence / MTV, 2014
MTV Video Music Awards 2014 from Patrick Clair on Vimeo.
모션그래픽의 핫트렌드를 제시하는 TV채널을 고르라면 MTV 영상은 주저없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힙니다.
2014년 MTV의 VMA(Video Music Awards) 오프닝 시퀀스 겸, TVC 영상입니다.
영상컨셉부터 텍스트 전환 효과, 전환기법 등에 전반적으로 글리치 스타일이 녹아있습니다.
LP판과 조명을 연상케 하는 원형 오브젝트 디자인의 변형, 각 아티스트의 컨셉과 색상에 따라 만들어진 원형오브젝트의
왜곡 효과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대놓고 "이건 글리치 효과야" 라고 어필하지 않지만 깔끔하게 영상 전반에 녹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굉장히 스타일리쉬한 연출과 디테일한 왜곡으로 이어낸 섹시한 영상을 선보입니다.
음향도 출연 아티스트의 음악을 섞어서 왜곡한 버전이 있었는데 찾을 수가 없군요.. 개인적으로는 그버전이 더 좋습니다ㅎㅎ
Chevy Super Bowl Commercial : 2015 Colorado 4G LTE Wi-Fi / Chevrolet, 2015
"만약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중계사고로 인해 가장 중요한 장면을 놓친다면?"
상상만 해도 큰 재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착안하여, 순간적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광고가 있습니다.
2015년 쉐보레 슈퍼볼 광고, 콜로라도 입니다.
긴 슈퍼볼 하프타임의 광고들을 모두 마치면 응당 헬리콥터가 경기장을 비추는 실황영상이 나오며 캐스터가 멘트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때, 화면에 수많은 노이즈들이 발생하며 이내 화면이 나가버리는데, 실제였다면 아주 큰 방송사고였겠습니다...
쉐보레는 이런 사고가 당신이 보고 있는 TV 화면, 스마트폰 스트리밍 화면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4G LTE 와이파이가 장착된 2015 콜로라도를 탈 것을 제안합니다.
글리치 스타일을 아주 잘 활용하여 자사 제품의 강점을 어필하는 훌륭하고 재치있는 광고입니다.
Man of Steel Teaser Trailer / Warner Bros. , 2013
영화에서도 글리치 효과는 빠질 수 없는 표현기법입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인 맨 오브 스틸의 티저영상입니다.
외계에서 온 빌런(조드 장군)을 위압감있고, 공포스럽게 표현하는데 글리치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티저영상 전반부에 기괴한 영상 왜곡을 사용하여 전 지구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계인을 표현했습니다.
(위 티저영상에서는 심지어 워너브라더스, 레전더리, DC코믹스,신카피의 로고마저 뒤틀어버립니다)
기본적으로 에러나, 뒤틀림은 놀라움, 거부감, 두려움 등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확실하게 위압적이고 공포스러운 느낌을 전달하는 데도 좋은 표현기법입니다.
글리치 스타일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무작위로 튀는" 매력 이라고 정의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의도적 연출이지만, 예상 할 수 없는(Random) 효과와 화면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반항적이고
특히, 디지털 기반의 영상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강조함으로서, 전자&기계 적인 느낌을 전달하는데도 효과적입니다.
에러와 왜곡마저도 하나의 표현기법이 될 수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하나의 기법으로 굳어진 글리치 효과는 비록 긴 영상 전체를 컨셉으로 아우르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다양한 장르에서 스타일리쉬하게 녹아들고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습니다.
글리치 효과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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